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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는 1,000여 개 정도의 향미를 나타내는 다양한 휘발성 화학 분자들이 커피의 맛과 향을 구성한다. 평균적으로 150개 정도의 분자량을 가지고 있고 그 수와 휘발성의 정도에 따라 향미가 달라지게 된다. 이외에도 각각의 온도에 따라 휘발되는 향기 성분이 다르고, 커피를 마신 뒤에 느끼는 애프터 테이스트(After Taste)등 여러 요인에 의해 커피 맛을 평가하게 된다. 우리가 커피를 마셨을 때, 코와 입에 있는 상피세포의 감각수용체와 결합하여 반응하는 자극을 뇌에 전기적 신호로 보내게 됨으로써 다채로운 맛과 향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고 미각과 후각을 통해 감지되는 반응을 측정하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 맛의 좋고 나쁨의 기준을 정하게 되는데 이를 관능평가라고 부른다.
1. 커피 평가 용어: 바디감
바디(Body)감은 커피의 질감과 농도로 입안 가득 남아서 무겁게 느껴지는 맛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맛이라기보다는 묵직하게 느껴지는 질감이다. 점도는 에스프레소의 가장 큰 특징이며, 필터커피보다 10배 높다. 높은 압력이 커피가루를 통과하면서 오일을 유화시키면서 입안에서 진한 농도가 느껴지는 것이다. 커피 속에 든 불용성 물질에 대해 입안의 말단 신경들이 점도에 반응하며 느끼는 질감으로 촉감에 더 가깝다. 에스프레소는 묵직하면서 크림 같은 진하고 끈적한 시럽 상태의 에스프레소도 있고 물을 많이 넣어서 묽고 싱거우면서도 연한 에스프레소도 있다. 바디감은 커피의 중후한 맛이나 향기와는 다른 것이며 쓰고 진한 강한 농도의 맛과는 다른 것이다. 커피를 마실 때 물에 진하게 녹아 나온 맛이나 강한 로스팅으로 강하게 추출된 쓴 맛과는 확실히 다른 관점이다. 커피에 들어 있는 지질 성분들이 추출할 때 나오면서 마우스 필(Mouth Feel)로 표출되는데, 혀에서 미끈거리는 느낌으로 이를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물에 녹지 않는 고분자의 단백질이나 섬유질 등이 바디감을 느끼게 해 준다. 바디감은 커피가 식었을 때는 알기가 어렵고 뜨거울 때 쉽게 느낄 수 있다. 수렴성은 에스프레소에서 느끼는 가장 불쾌한 느낌 중의 하나이다. 꺼칠꺼칠하면서도 건조한 느낌으로 점막의 수축작용 때문이며 신맛에 의해 더 강하게 표출된다. 커피의 맛은 비휘발성 분자가 맛봉오리에 의해 전달되어 느끼는 5가지 맛으로 커피에서 가장 뚜렷하게 느껴지는 맛은 신맛과 단맛 그리고 쓴맛이다.
2. 커피 평가 용어: 산미와 애프터 테이스트, 밸런스
(1) 산미(Acidity)
산미(Acidity)는 질과 함께 맛의 강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신맛'은 사람들이 부정적적으로 생각하는 말이기 때문에 커피를 말할 때는 주로 '산미'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커피의 비휘발성 성분인 다양한 유기산이 당분과 결합할 때 나오게 된다. 유기산은 특유의 산미를 가지고 있다. 커피에 함유된 양이 어느 정도 인지에 따라서 산미의 정도가 달라진다. 산미는 커피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입체적인 느낌을 받게 도와준다. 신맛의 종류는 다양한데 맛을 볼 때 침과 산이 섞여서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기 때문이다. 시트르산(구연산)은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열매에서 생성된다. 퀸산은 클로로겐산이 분해되면서 생기는데 강하게 로스팅이 될 때까지 계속 생기는 산으로 수렴성의 원인이 된다. 사과산은 동아프리카 지역 부룬디와 르완다 지방의 커피의 특징으로 수확한 것이 덜 익었다는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인산은 미네랄 성분으로 케냐 커피 품종에 들어있는 특징이다. 아세트산은 강하면서 불쾌한 신맛으로 강하게 로스팅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생성된다. 저지대에서 생산된 커피와 밀도가 낮은 커피에서는 구연산(Citric Acid)이 많이 느껴지고, 고지대에서 생산된 품질이 좋은 커피에서는 사과산(Malic Acid)이 많이 느껴진다. 산미는 온도와 상관없이 뜨거울 때나 식었을 때나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단지 강도에 있어서는 뜨거울 때 느끼지 못했던 강도를 식었을 때 느낄 수는 있다.
(2) 애프터 테이스트(After Taste)
애프터 테이스트(After Taste)는 커피를 흡입하고 난 후에 휘발성의 기체가 목 위로 넘어오면서 입안에서 느껴지는 향미를 말한다. 커피를 마시고 난 뒤에 느끼는 맛이다. 입과 식도 등에 남아 있는 커피 성분이 증기로 바뀌면서 느껴지는 향미로 뜨거울 때 잘 느껴진다. 프레그런스나 아로마에서 느껴지는 과일향, 꽃향기, 그리고 풀향 등의 가벼운 향이 아니라 수용성 물질과 비수용성 물질이 모두 뒤섞인 고분자 물질들로 로스팅 과정 중에서 생성된 향미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여운이 많이 지속되고 애프터 테이스트가 길면 좋은 커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기분 나쁜 플레이버가 발현될 때에는 애프터 테이스트가 긴 것이 더 나쁘게 평가받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3) 밸런스(Balance)
밸런스(Balance)는 플레이버(Flavor), 바디(Body), 산미(Acidity), 애프터 테이스트(After Taste) 이 네 개 항목의 전체적인 균형감을 말한다. 이 중에서 한 항목이 특별하게 강조되거나 특별히 모자라게 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는 없다. 치우침 없는 균형감이야말로 좋은 커피를 설명하는 가장 일반적인 단어이다. 고급 커피의 대표인 티피카종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적절한 균형감이다. 커피를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단맛(Sweetness)이다. 커피에 들어 있는 포도당(Glucose), 과당(Fructose), 자당(Sucrose)등의 소량의 단당류나 이당류에서 단맛이 발현된다. 하지만 식물은 광합성으로 탄수화물이 만들어지므로 다당류도 단맛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단맛은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아미노산의 복합물인 단백질에도 있고 유기산도 복합 작용에 의해 단맛을 내기도 한다.
3. 커피 플레이버 휠(Coffee Flavor Wheel)
커피가 가진 다양한 향미를 특성별로 분류하여 휠로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식품의 향미를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했다. 1950년대에 처음 만들어진 플레이버 휠은 와인을 설명하는 용도로 쓰였다. 1995년 처음 커피 플레이버 휠이 등장했다. 커피의 맛을 보고 떠오르는 느낌을 설명할 때 유용한 도구로 실용적인 쓰임을 위해 고안되었다. 현재는 커피 향미를 표현할 때 가장 널리 쓰이고 있고, 커피 산업의 표준으로 발전했다. 생두를 사고팔 때, 로스팅을 하거나 바리스타가 음료를 만들 때, 커피의 향미에 대해 통일된 용어가 필요하게 되어 이 휠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한 잔의 커피는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를 마신뒤 꽃향기, 신맛, 산미, 견과류의 고소함, 초콜릿, 캐러멀의 풍미 등 다양한 맛이 들어있다. 이 맛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 바로 플레이버 휠이다. SCAA(Speicalty Coffee Association)에 만들어진 플레이버 휠은 20년 이상 사용되다가 2016년 초에 개정안이 발표되었다. 개정된 휠은 110가지의 구체적인 맛으로 나누어 표현하고 있다. 맛과 향을 크게 세 가지 계열로 나누고, 그 안에서 더욱 세분화하여 구체적인 용어로 나타내고 있다. 세 가지 대표적인 맛이 바로 신맛(Sour), 단맛(Sweet), 쓴맛(Bitter)이다. 큰 범위일수록 원의 중심에 있고 바깥으로 뻗어나갈수록 세밀하고 정교한 맛을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원의 중심에서는 견과와 코코아로 표현되지만, 바깥으로 나가면 견과류와 코코아 맛으로 나누어 표현된다. 그리고 견과류의 맛이 난다면 아몬드, 땅콩, 헤이즐넛으로 가서 맛을 선택할 수 있다. 커피의 맛을 나타내기 위해 색깔도 사용하고 있다. 빨강, 초록, 노랑, 파랑처럼 커피를 표현할 때 어떠한 맛의 색인지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플레이버 휠도 색상과 맛이 연결되어 있다. 과일은 붉은색으로, 신맛은 노란색으로 나타낸 것처럼, 커피가 가지고 있는 맛을 시각적인 정보와 연결해서 그 맛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플레이버 휠은 자세하고 세밀한 구분과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커피를 평가하거나 전문적인 소통을 필요로 할 때 효과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